최근 우리나라에서 정부와 국민을 둘러싸고 있는 여러 사건들을 보면서, 굳이 윗사람들이 아니더라도,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와 책 얘기를 하려고 한다. 우선 영화 얘기부터 하자면, 2006년에 개봉한,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바벨』이다.
제목은 일단 그로 인해서 생겨난 인간들 사이의 소통의 어려움(비단 다양한 언어로 인해서 생기는 것만이 아니라 기본적인 의사소통 상의 문제를 말한다)을 상징한다. 주인공들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서 계속해서 어긋나고 후회하게 된다. 끊임없이 상대와 소통을 시도하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좌절한다. 실지로 이 영화 안에서의 소통에의 열망은 너무나도 강렬해서, 말하지도, 듣지도 못하는 한 여학생이 자신이 소통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인 자신의 몸을 통해서, 가장 직접적이고 절박한 방식을 통해서, 생면부지의 사람을 향해서 소통을 하려는 장면이 나온다. 그 정도로 이 영화 안에서의 소통은 절박하고, 그러나 실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혹자는 이 영화를 보고, 이렇게도 힘든 것을 계속해야 할 이유가 있느냐고 물을 지도 모른다. 그에 대한 대답을 나는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로 하겠다. 이 책은 전 세계의 사람들이 갑자기 시력을 잃게 되면서 나타나는 혼돈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다. 시력을 잃음으로써, 자신이 누구를 상대하고, 상대방이 어떤 위치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지 모른 다는 것 만으로 모든 사회가 마비되어 버리는 것이다. 상대방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상대방에 대해서 이해할 수 없게 되면, 이 책의 혼돈상은 실재가 되어버릴 수도 있다.
상대를 이해하는 것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상대와의 소통과 이해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